목록DrunkenDrawer/콜키지프리(Corkage free)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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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_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듯이 파리를 포함해 열흘 채도 안 되는 여행을 다녀온 이 후, 나는 더 가열차게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내가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고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와인을 왜 좋아하게 됐냐는 질문이다. 글쎄 잘 모르겠네, 하나 둘 마시다보니 엄청 좋아하고 있더라. 아마도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와인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와인이 하나씩은 있을 텐데 물론 나에게도 그런 와인이 있다. 가장 첫번째는 La Gerla Rosso di Montalcino 2005 와인에 대해서 정말 전혀 몰랐을 때 마셨던 RDM 맛은 기억은 안나지만 당시에는 이런 와인을 더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와인은 한번 더 구해서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만 어쩌면 그 때의 감동을 그대로 두는 게 ..
005_추억과 경험 그 중간의 어느 사이 우린 7개월의 기다림 끝에 방콕으로 떠났다. 생각보다 길었던 비행시간과 입국심사에 약간 지쳤지만 7가지의 태국 음식을 순식간에 해치우니 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이 되는 듯했다. 길을 걸으면 이리저리 방콕을 들여다봤다. 방콕에 와인바들이 그렇게 즐비할 줄 몰랐는데 심지어 그 와인바들이 너무 멋있고 예쁘다, 와인 진열장 다 갖고 싶을 정도였다. 대체 내 눈을 어디에 둬야하며 발은 어디로 향해야 하나 눈에 띄는 몇 군데를 다녀보기로 했다 그 중 한 곳인 BADMOTEL. 들어가는 입구부터 너무 마음에 쏙 들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실내 자리를 지나 넓은 테라스 자리로 안내 받았다. 방콕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의 한 가지가 초록의 자연들이 가까이에 있었던 점인데 이곳도 마찬..
004_익숙함에서 찾는 특별함 더 이상 생일은 특별한 날이 아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것은 사실이니 이제는 익숙해진 곳에서 가장 익숙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갖는다. 단골이 된 와인바를 자연스레 방문했다. 역시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사장님에게 리스트에 새로 올라온 샴페인들이 어떤지 물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내가 가져 온 와인은 칠링 할 시간이 필요해서 그 전에 마실 것을 고르다가 사장님께서 좋아하시는 샴페인이라고 추천하셔서 고민 끝에 한병 선택했다. 듀발 르로아 브륏 리저브 Duval Leroy Brut Reserve 새로 마셔보는 와인을 앞에 두면 항상 설레면서도 두려운데 어떤 향과 맛을 가졌을지 상상하다가 내가 그것을 온전히 다 느끼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까지 도달하면 두려운 마음도 ..
003_나를 가족으로 생각해도 좋아 어느 날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프랑스에 있는 친구와 그 가족이 즐겨 마시는 샴페인을 마셔봤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한국에는 없으니, 한 병 가져온다는 설레는 내용이었다 너의 귀국을 너무 간절히 바래왔어 옹다 한국으로 무사히 넘어 온 샴페인은 친구의 생일 기념으로 친구가 참 좋아하는 감바스와 함께하기로 했다. 이태원의 Momentos 하지만 감바스보다 먹물빠에야가 좀 더 맛있었다는 아쉬운 이야기를 적으면서 그 날의 주인공인 베르나르 끌루에 뀌베 프리스티지 Bernard Clouet Cuvee Prestige 와인을 마실때면 내가 찾아내는 모습도 있지만 각자 느끼는 향과 맛이 다르니 그 것이 너무 궁금해서, 항상 "어때?" 라고 물어본다. 그럴때마다 모..
002_파리, 밀당의 천재 I want to go to Paris. 내가 도착한 파리는 35년만의 홍수가 난 직후인 엄청 추운 2016년 6월. 먼저 도착해 있던 홍자매가 비가온다 춥다 라고 했을 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몰랐다. 이건 겨울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모두 문을 닫아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이었다. 좀 더 안타까운 얘기를 한다면 한 게 없으니 파리에서 3번의 밤을 보냈음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I HATE Paris. 라고 몇번이나 말한 파리에서의 이튿날 저녁 시간은 저녁이었지만 해가 지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었고 우리는 잠깐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잠깐 마켓에 들렀다가 나오는 데 무슨 일인지 회색 구름만 잔뜩이던 하늘이 새파랗게 변해있었다. 지체없이 ..
001_잘못된 순서 2016년 봄.한참 와인을 사서 모아두기 시작한 때였다. 같이 와인을 마실 사람들이 많아졌고 덩달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졌다.그래서 콜키지 프리인 곳은 언제나 환영이었고 음식까지 맛있다면 그 날은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버블앤코클스'에 처음 간 날이 그런 날이었다. 내가 가져간 와인은 브라이다 일 바치알레 몬페라토 로쏘 2013Braida IL Baciale Monferrato Rosso 2013 IL Baciale 는 이탈리아 방언으로 '중매쟁이'라는 뜻이라고 뒤늦게 알았는데과연 이름처럼 우리를 버블앤코클스와 아주 끈끈하게 잘 이어주었다는 점에선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당시의 노트에는 다같이 무난하게 마시기 딱 좋았다고 써 놓았는데이렇게 테이스팅 노트를 대충 남긴 와인은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