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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_잘못된 순서 (트림바크 리슬링 2013 , Trimbach Riesling 2013) 본문

DrunkenDrawer/콜키지프리(Corkage free)

001_잘못된 순서 (트림바크 리슬링 2013 , Trimbach Riesling 2013)

와인덕후 2019. 2. 22. 10:30
001_잘못된 순서


2016년 봄.
한참 와인을 사서 모아두기 시작한 때였다. 
같이 와인을 마실 사람들이 많아졌고 덩달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졌다.
그래서 콜키지 프리인 곳은 언제나 환영이었고 음식까지 맛있다면 그 날은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버블앤코클스'에 처음 간 날이 그런 날이었다.

내가 가져간 와인은



브라이다 일 바치알레 몬페라토 로쏘 2013
Braida IL Baciale Monferrato Rosso 2013

IL Baciale 는 이탈리아 방언으로 '중매쟁이'라는 뜻이라고 뒤늦게 알았는데
과연 이름처럼 우리를 버블앤코클스와 아주 끈끈하게 잘 이어주었다는 점에선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당시의 노트에는 다같이 무난하게 마시기 딱 좋았다고 써 놓았는데
이렇게 테이스팅 노트를 대충 남긴 와인은 한번 더 마셔봐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하지만 마시고 싶은 와인이 많아서.. 이후로 다시 마셔보지 못ㅎ)

한 병을 순식간에 비운 후의 와인은



트림바크, 리슬링 2013
Trimbach, Riesling 2013

버블앤코클스의 리스트를 뚫어져라 보면서 고른 알자스의 리슬링 와인이다.
독일 여행 중 에슬링겐에서 마신 리슬링에 꽂혀서 귀국한 이후로 와인에 텅장을 바치고 있는 나에게는
리슬링은 독일!! 독일은 리슬링!! 이라고 박혀있지만 이 트림바크를 만나고 나서는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역시 와인은 많이 마시고 봐야한다.
이건 이 이후에도 꽤나 찾아서 마셨고 마실때마다 만족스러웠다. 
지금 셀러에도 2병 잠자고 있는데 레몬향과 사과향 그리고 마실때마다 턱을 매번 잡게하는 시트러스의 그 맛이 종종 생각이 난다.

분명 우린 충분히 마셨는데 부족하다고 했다
한병 더

알레냐 리제르바 까바 브륏
Alenya Reserva Cava Brut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까바. 버블앤코클스의 하우스 스파클링이었다.
조금은 단조로운 맛이었는데 보통 살구가 느껴지는 편이다.
가성비로 보면 굉장히 좋지만 지겨울만큼 많이 마셔서 요샌 즐기진 않는다.

이 날 마신 와인이 한병 더 있긴한데 취해서 기억이 안나니 넘어가겠다.

다시 기억을 더듬어서 쓰다보니
와인을 이렇게 잘못된 순서로 마실 수 있는날이 또 있을까 싶을정도로 반대로 마셨던 날이다.
만취 안할 수가 없는 날이었다.
괜찮아! 우리는 즐거웠으니까

이 와인들로 첫 일기를 쓰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금은 당연히 어딜가든 와인을 들고 다니는데
이 곳을 오기전까지는 어느곳에서든 와인을 오픈하는 것에 약간의 부담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듯이
와인 한 병과 같이 마실 사람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만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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