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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이버릿> - 세 개의 다른 욕망 본문
세 개의 다른 욕망
- 더 페이버릿 : 여왕의 여자
* 영화의 내용(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18세기 영국 궁정을 배경으로 한다. ‘앤 여왕’, 여왕의 오랜 친구이자 실제 권력을 붙잡고 있으면서 여왕의 사랑을 받고있는 ‘사라’ 그리고 다시 신분 상승을 노리는 몰락한 귀족 가문의 ‘애비게일’. 여왕의 총애를 얻기 위한 두 명의 암투를 다룬 영화다. 이렇게 간단하게 내용을 설명하는 이유는 오히려 이들이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 이해가 가는 서사를 갖고 있어서 글로 모든 것을 풀어내기가 어렵다.
먼저, 영화의 구성을 이루는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영화는 챕터 형식으로 흘러간다. 챕터의 시작으로 그 챕터의 주요 대사를 한 문장씩 보여주는데 어떤 장면에서 그 대사가 나올지 기대감을 증폭시켜준다. 이 장치는 마치 영화를 연극으로 착각하게 하는 느낌을 준다. 챕터가 넘어갈 때 극의 분위기를 더 강하게 만들거나 반전시켜주는 사운드트랙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사로잡는 궁중 내부의 화려함을 가득 담은 영상미 또한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 화려한 영상미보다 화면이 암흑으로 전환시키는 부분이 영화에 더 집중하게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줬다. 그리고 세 명의 캐릭터는 굉장히 입체적이고 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대단하다. 특히, 올리비아 콜먼. 영화에서 말해주지 않는 여왕의 인생에 담긴 스토리를 눈빛으로 말을 해준다.
영화의 중반부가 지날 때부터 여왕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방식에 대한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여왕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항상 지쳐있다. 그런 여왕에게 사라는 언제나 숨김없고 냉정하게 모든 것을 말해준다. 여왕을 오소리 같다고 말하거나 아이처럼 굴지 말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반면 애비게일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여왕의 행복이라며 핫초콜릿처럼 부드럽고 달콤하게 말을 한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여왕의 총애는 점점 사라에서부터 애비게일로 넘어간다. 둘 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여왕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라는 지금의 완벽한 모든 것을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이고 애비게일은 오직 자신의 신분상승만을 위한 욕망이다. 서로 원하는 것이 너무 다른데 여왕이 아닌 ‘앤’에게는 그래도 사라가 옆에 있는 편이 더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사라의 사랑이 부드럽고 애비게일의 마음은 냉정했다는 것을 (관객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의 욕망이 어긋나서 공허한 결말만이 남겨졌다. 욕망은 각자에게 중요한 것을 빼앗아갔다. 여왕은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함에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하고 사랑했던 사라를 잃었고 사라는 권력을 차지하고자 했지만 그것을 주는 여왕의 사랑과 신뢰를 잃었고 애비게일은 자신이 원한대로 귀족 신분을 얻었지만 자기 자신을 잃었다. 이 게임에서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꽤 여운이 길게 남는다. 개인적으로 애비게일보다 사라와 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봐서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담은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욕망은 사람을 행동하게 한다라는 생각도 해봤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은 여왕은 왜 음악을 중단시켰을까?
다시 한번 보면 궁금증이 풀릴까?
오늘 아카데미 수상하면 한번 더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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