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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_기다림 끝에 남은 것 (피안 델래 비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9 /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09) 본문

DrunkenDrawer/콜키지프리(Corkage free)

010_기다림 끝에 남은 것 (피안 델래 비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9 /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09)

와인덕후 2019. 3. 5. 15:50
010_기다림 끝에 남은 것


1년 전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꼭 와인을 사가야겠다며 동생을 데리고 와인샵을 찾아다녔다.
어렵게 발견한 와인샵에서 고심 끝에 고른 와인은

마르께시 안티노리, 피안 델레 비녜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09
Marchesi Antinori, Pian Delle Vigne Brunello di Montalcino 2009

개인적으로 이탈리아 와인을 참 좋아했고 BDM은 마셔보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했다.
끼안티와 마찬가지로 산지오베제 품종을 쓰는데 어떤 느낌으로 다른지 궁금하기도 했고

비행기를 타고 넘어 온 와인은 안정을 취하게 해주고 비교시음을 할 끼안티 클라시코를 사두었다.

카스텔로 디 퀘르체토 끼안티 클라시코 리제르바 2009
Castello di Querceto Chianti Classico Riserva 2009

지금 생각해보면 두 개를 비교하는 것이 적당했을까라는 의문은 들긴 한다.

이 두 와인은 무조건 같이 마셔야 한다며 여러번의 마실 기회를 지나쳤고
마시고 싶을때마다 셀러를 열어서 한번씩 쳐다보곤 했다.
보기만 해도 좋던 날을 끝내고 드디어 비교시음을 하는 날이 정해졌다.
무려 BDM을 산 지 1년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두 병을 마셔야하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어찌나 여러방면으로 노력을 했는지
덕분에 괜찮은 컨디션으로 출발. 오늘의 마리아쥬는 양고기.
예약을 해두지 않아서 음식점은 대기를 하기로 하고

짱짱할 것 같은 와인들을 미리 오픈해 두기로 했다.


코르크를 따고 향을 맡아보는 순간 두 명의 반응이 굉장히 상이했는데
한 쪽은 좋다고 말했고 한 쪽은 갸우뚱이었다.
바꿔서.
또 다시 한 쪽은 인상을 찌뿌렸고 한 쪽은 고개를 끄덕였다.

끼안티의 부쇼네였다...

 

 

 


눅눅한 볏집 냄새 
혹은 물에 푹 젖은 박스 냄새
와인에서 맡아본 적이 없는 냄새다.
1년을 기다렸는데 이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BDM은 따자마자 베리와 커피향이 동시에 흘러나왔고 
타닌도 밸런스 좋게 잘 녹아있어서 맛있게 마셨다. 
금방 다 마셔버린 느낌이었지만

내 컨디션도 양고기도 BDM도 다 좋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1년의 기다림이 무색해지는 날이었다.

다시 한번 준비해봐야지.
1년을 또 기다린다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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